오늘은 키움이 LG를 11대3으로 대파한 날이다. 12시가 지났으니 어제라고 하는 게 맞겠다. 나는 어릴 적부터 키움의 팬이었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때부터 봐왔다. 처음에는 별 생각없이 야구를 봤지만 이제는 투수가 어떻게 볼카운트 승부를 하는지 타자는 어떤 카운트에 배트를 내는지 등등 조금은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보곤한다. 야구는 정적이다. 거의 몸을 움직이고 있는 시간보다 정지해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다. 투수는 공 한구 한구 던질 때마다 포수와 사인을 교환하고 주자를 한번 씩 확인하고 심호흡을 가다듬는다. 타자는 투수의 타이밍에 맞추어 몸을 준비한다. 야수들은 포수를 바라보며 수비 준비를 한다. 야구의 대부분의 시간은 이렇게 흘러갈 것이다. 대표적인 인기 스포츠 축구나 농구가 대부분의 시간을 계속 움직이며 보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렇기 때문에 야구는 멘탈 싸움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계속되는 정적인 순간에도 정신력으로 몸을 통제하며 다음 플레이에 대비해야 한다. 나는 야구의 정신력을 배우고 싶다. 당연히 야구 선수가 될 건 아니지만 삶은 수많은 멘탈 싸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 싸움에서 우위를 점령하기 위해서 이 책을 골랐다.

책은 1부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전체적인 정신력을 다루고 2부는 야구의 타격, 수비, 투구 등, 구체적인 부분에서의 정신력을 다룬다. 책을 읽고 난 뒤는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느낌을 받았다. 다양한 정신적 태도를 알려주다 보니 한 번에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웠다.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선수의 뒷모습을 낱낱이 알려주는 책의 전개 방식이었다. 책에서는 많은 선수의 정신 상태를 까발린다. 티비로는 절대 알지 못하는 선수들의 심리를 알 수 있다는 게 크게 와닿았던 거 같다.

나는 책에서 일러준 것들을 과거와 비교해보기도 하고 직접 적용해보기도 했다. 일단 첫 번째로 가장 많이 생각했던 것은 부정적인 지시를 긍정적인 지시로 바꾸는 것이었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코끼리를 생각하고 볼넷을 주지말라고 하면 더 볼넷이 연상된다. 하지만 이것은 예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바꿔야 할지 알지 못했다. 책에서는 스트라이크를 던져와 같은 긍정적인 명령으로 바꾸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난 “서브 실수하지마”를 “라인 보고 정확히 서브를 넣자”라는 말로 바꾸어 생각하였다. 두 번째는 긴장 다루는 법이다. 운동 경기 뿐 만아니라 여러가지 상황에서 긴장을 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긴장을 푸는 것이 좋은 것인지 그냥 유지하는 것이 나을 지도 잘 몰랐고 긴장을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몰랐다. 책에서는 높지 않은 약간의 각성 상태를 유지할 것을 권했다. 과도한 긴장은 몸의 리듬과 밸런스에 악영향을 미치고 부상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긴장도를 알아야 할 것이고 어떻게 조절할지도 생각해야 한다. 다음은 긴장을 조절하는 방법이다.

압박감의 근원에서 나와라, 자신에게 크게 말하라, 동작을 이용해라, 스트레칭을 해라, 시각화하라, 몇 초간 근육을 긴장시킨 후, 완전히 긴장을 풀어라, 눈을 의식하며 5초간 잔디나 자갈에 집중하라. 호흡을 조절하라

투수들은 중요한 순간에 꼭 한 번씩 마운드에서 내려와서 심호흡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뜨거운 환호와 고도의 정신적인 스트레스에서 한 번씩 벗어나는 것이다. 한화의 외국인 타자 페라자가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더니 적시타를 치는 것도 봤다. 참 신기한 거 같다.

세 번째로 시도해보려고 했던 것은 이미지 트레이닝이다. 예전에도 이미지 트레이닝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듣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하고 왜 좋은 건 지 잘 알지 못했다. 우리 신체는 머리의 명령을 듣는다. 따라서 명령이 명확하고 뚜렸할 수록 좋은 행동이 나온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명령을 정확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미지 트레이닝은 부상 없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훈련인 셈이다. 해야 할 동작들을 섬세하게 상상하여 트레이닝하면 실제 트레이닝에서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위 세가지 뿐 만 아니라 정말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으나 너무 많은 내용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다보니 정리가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여러 상황들에 적용시켜 보면서 정리하는 중이다. 야구를 좋아하고 강철 멘탈리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2024 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