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5(군대 첫 성과제 휴가전날) 저번에 생명과학 책에 뼈와 근육같은 근골격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이번에는 진짜 뼈 책을 가져왔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뼈 그림과 인체 해부 사진이 있는 책을 읽으면 조금 그렇지 않나.. 그래서 나름의 절충안으로 찾은 책이다. 뼈와 근육에만 내용이 집중되진 않지만 나름 사진도 있고 설명도 자세하다. 뿐 만 아니라 인류학 박사 진주현의 삶을 뼈와 같이 들여다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지은이가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뼈를 발굴하고 분석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의 뼈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주는 일말이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발굴 현장을 참여하기도 한다. 뼈는 변하지 않지만 변한다. 사람이 죽으면 근육과 피부는 사라지지만 뼈는 그 상태를 간직하며 그 사람의 정보도 숨겨둔다 . 하지만 과거의 인류의 진화를 보면 뼈의 모양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뼈는 인간의 진화에 대한 정보를 주기도 하고 죽은 사람의 힌트를 준다. 이렇게 많은 비밀을 숨기고 있는 점이 지은이가 뼈에 매료된 이유아닐까 싶다.
그럼 지은이가 사랑한 뼈에 대해 알아보자. 뼈는 조직의 밀도에 따라 치밀골과 해면골, 두 종류로 나뉜다. 치밀골은 팔다리처럼 긴 뼈대를 이루며 굉장히 딱딱하다. 반면 해면골은 스펀지 같은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일상생활의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허벅지뼈는 양끝은 충격을 흡수하는 해면골 뼈대는 치밀골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뼈는 부러지면 어떤 과정을 거칠까? 뼈 역시 골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서로 연결되어 신호를 주고받는데 골절이 생기면 연결이 끊긴다. 그럼 끊긴 주위의 골세포가 혈관에게 구조요청을 하고 부러진 곳에 작은 혈관 가지가 쳐지면 줄기세포가 대기한다. 줄기세포는 stem cell 즉 어떤 것으로든 변할 수 있는 만능세포라고 보면 된다. 후에 파골세포가 등장하여 죽은 세포를 다 먹으면 줄기세포에서 생겨만 조골세포가 빈자리를 채운다. 이 모든 과정은 대략 3~4개월이 걸린다. 골절이 생기면 매우 골치아프겠군.. 뼈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다. 뼈는 죽은 뒤에도 남기 때문에 범죄현장에서도 뼈의 정보는 유용하다. 인종, 성별, 사망당시 나이와 같은 정보를 알 수 있다. 사람은 태어나고 죽는다. 이 죽는 사람들의 뼈를 모아 연구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실제로 그것을 실천한 사례가 있다. 심지어 더 놀라운 것은 박물관에 모든 사람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수도 위싱턴의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의 생물인류학 분과에는 무려 3만 3천명의 사람 뼈가 있다. 웹사이트의 연구 신청서를 작성하면 누구든지 뼈를 재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데 읽자마자 나도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아시아인의 뼈는 무척 적다는 것이다. 대부분이 흑인과 백인이다. 때문에 흑인과 백인의 뼈 특성은 자세히 연구되어 있지만 아시아인은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하다. 따라서 아시아인의 뼈는 정확한 연령, 성별, 신장 추정이 어렵다. 죽으면 다 끝인데 많은 사람들이 열린 생각을 가지고 연구에 동참하면 참 좋으련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뼈를 고귀하게 여기고 화장하는 문화때문에 쉽지 않은 것이 아쉽다.
하여튼간에 항상 몸속에 있지만 알 수 없는 내 뼈가 오랜 진화의 산물이라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수많은 뼈가 몸속에서 제역할을 하여 몸을 돌아가게 한다는 것은 재미난 일이다. 뭔가 뼈는 의료쪽으로만 연구되고 있는 것 같은데 다각도로 연구될 필요성이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