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4

일단 책에 관해 쓰기 전에 현재 나의 상황에 대해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2024.9.9에 공군에 입대했고 10.10에는 수료외박을 나갔다가 10.13에 복귀했다. 수료외박은 생각보다 컨디션 난조로 인해 우울했지만 되돌아보면 그래도 3박4일동안 푹 쉬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휴가때 군대에 관한 블로그 글을 올리거나 이것저것 할 계획이었지만 병원만 갔다왔다.ㅠ)그렇게 특기학교 2주를 수료하고 10.28에 자대배치를 받았다. 사실 컨디션이 별로 안좋았기 때문에 집 가까운 자대에 관한 큰 욕심은 없었다. 그저 빨리 회복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길 원했을 뿐이다. 정통학교는 정치와 통수의 학교로 불리고 실제로도 목격했으나 나는 별 관심 없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훈련과 시설이었다. 사실 뛰어다니는 것은 괜찮으나 헬멧을 쓰고 목 근육에 부담주는 일은 꼭 피하고 싶었다. 시설은 먹는 것과 관련된 시설보다는 운동 시설이 중요했다. 적당한 운동은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좋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 교육사였다. 실제로 교육사 생활을 한 1주 조금 넘게 했는데 훈련은 적고 사람들은 대부분 너그러운 것 같다. 시설을 아직 다 이용해보진 못했지만 운동장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체단실도 3개(사실 한개는 엄청 더럽다)가 있다. 배드민턴장도 있어서 주말에 칠 수 있다.(하지만 아직 계급이 낮아서 눈치보인다) 교육사에 대한 소개는 이쯤하고 내가 배정받은 보직에 대해서도 쓰겠다. 나는 교육사 정통대대 정보체계운용반 소속이다. 여기까지 배치받는데는 여러 사연이 있었다. 운용반 인원이 너무 많아서 네트워크체계,기반통신,사이버방호반(크루근무)를 가야할 수 도 있었는데 다행히도 운용반에 오게 되었다. 배치받기까지 주임원사실에서 대기하는 기간이 있었는데 바로 옆방에 도서관이 있어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원래도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인데 항상 사회의 도서관에서는 대출중이었다. 처음에는 대충 쓱 읽어봤는데 피곤했음에도 불구하고 글이 잘 읽혀서 쉬면서 읽을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 짓도 없어서 책만 읽었고 군생활에서 첫번째도 완독한 책님이 되시겠다. 지금은 23:19이고 3층 사지방에 있다. 리눅스 운영체제 종류인 하모니카라는 괴상한 운영체제를 마주하고있고 노션이나 블로그에 쓰고 싶었는데 핸드폰 없이는 로그인이 불가능해서 LibreOffice Writer를 이용하고 있다.(오픈소스 수업 때 깔아봤던 sw인거같다)

한 남자가 클로이라는 여자를 사랑하고 연애하고 결국 헤어지는 보편의 과정 속에서 남자의 심리를 드러내며 자연스럽게 철학적 사유를 하는 흐름이 너무 좋았다. 갑자기 극단적으로 클로이가 남자의 직장동료와 바람을 핀다는 전개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다. 그래서인가 남자가 헤어짐을 겪으며 느꼈던 절망과 회복의 과정은 정말 잔인했다.책에는 명대사들이 참 많았다. 중간중간 철학적인 내용이 어려워서 이해하는데 꽤 걸렸던 것도 있고 아예 이해하지 못한 부분들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명대사들이 많았다고 느꼈다면 거의 모든 대사에 의미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명대사 몇개 뽑아봤다.

뒤에도 정말 좋은 표현이 많고 남자가 이별할때 겪는 감정이 정말 가관이지만 이걸 다 독후감에 쓰려니 생각보다 머리아프다. 나중에 한번더 읽어도 좋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