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에서 희망을 노래하다. 24.12.16

이번 독후감부터는 책제목말고 독후감의 제목도 달아보았다. 조금 오글거리는 것 같기도 하지만 쓰다보면 좋은 제목을 지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이정우의 의학 공부는 아직 진행중이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아마 이국종이라는 사람 때문인 것 같다. 헬리콥터를 타고 사람을 구한다는 것 정도 알고 있었고 논란도 있는 사람으로 대강 알고 있었다. 책이 두꺼워서 지루하면 어쩌나 생각했지만 사람의 생과 사를 넘나드는 전개는 어떠한 소설보다도 흥미진진하다. 책은 쏟아지는 외상환자와 동시에 이국종이 선진화된 외상외과를 만들려는 분투를 시적으로 표현했다. 책 초반에 이국종이 김훈작가의 어투를 따라했다고 했는데 그 덕분에 지은이의 감정에 미친듯이 몰입하게도 되는 것 같다.

이국종 교수는 1995년 아주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병원에서 외과 전문의가 되었다. 2002년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으며 외상외과 전임강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흥미로운 점은 해군을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살림살이가 그렇게 넉넉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교 졸업을 하지 못하고 일반 병사로 해군에 입대했다. 해군은 다같이 한배에 탄다. 배가 잘못되면 모두 죽는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배를 띄워야 하고 낡은 장비나 적은 보급 핑계를 댈 수 없다. 뱃사람들은 원칙을 지키고 옳은 것만을 주장했다. 정 안되면 배를 타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단순명료한 생각이 이국종의 방향타가 된 것이다. 이국종은 선진국의 외상외과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직접 UC 샌디에이고 외상센터로 단기 연수를 갔다. 여기서 한국과 차원이 다른 외상외과 시스템을 봐버렸다. 환자 치료의 규모에 따라 1~4단계까지 분류되어 있었고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한 헬기, 한국에서는 돈때문에 아껴써야 하는 약품들의 아낌없는 지원, 이를 활용하는 외상외과 팀의 일사분란함이 조화를 이루었다. 이국종은 한국에 그대로 도입하기로 다짐했다. 하지만 병원이 이를 반가워할리없었다. 왜냐하면 생사의 경계를 오가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선 많은 돈이 필요했고 병원이 이를 아니꼽게 볼리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국종은 포기하지 않고 버텼다. 이국종은 쏟아지는 날선 말들과 날카로운 눈빛을 피하려 납작 엎드렸다고 표현했다. 병원의 입장도 이해가지만 진정으로 생명을 살리는 의사에게 한없이 가혹한 것 같고 이러한 의사들은 국가적으로 지원해주어야 되는것 아닌가?

그러던 중 외상외과를 언론에 띄우는 일이 발생한다. 아덴만을 지나 홍해로 들어서는 해로는 지중해로 스미는 지름길이다. 경비를 줄일 수는 있지만 소말리아 해적이 있어 위험하다. 결국 사단이 났다. 삼호해운의 화학물질 운반선이 피랍된 것이다. 해군이 결국 모든 선원들을 구출하긴 했지만 한명은 위독한 상태였다. 석해균 선장은 해적들에게 총을 난사당한채로 구조되었다. 석해균 선장은 오만의 병원에서 대기하게 된다. 한시가 급한 상황 결국 이국종의 외상외과 팀이 나선다. 이국종은 오만에 가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수술이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에어 앰블런스를 부르기로 결정했다. 어떤 정부도 도와주지 않았고 4억원이 넘는 돈을 혼자 감당해야 할수도 있었지만 그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린적이 없었다. 그는 미친듯이 수술했다. 사실 이부분이 제일 재미있는 부분인데 의학용어를 잘 모르다보니 설명하기가 좀 어렵다. 결국 석해균 선장은 살았다. 덕분에 정부에서는 외상센터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국종은 정부의 지원을 꼭 받고 싶었지만 돈이 되는 사업에는 경쟁자가 몰려들었고 아주대학교 병원은 준비가 안되어 있었다. 이국종은 선정이 안될 것을 걱정했지만 병원은 무시하고 막상 선정이 안되니 이국종에게 탓을 돌렸다.

1권의 내용이다. 읽을 때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지만 수술이 너무 많아서 다 담기 힘들었고 외상센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이국종의 노력을 둘러싼 패권다툼이 너무 정신없어 막상 독후감을 쓰려니 정리가 잘안된 것 같다. 2권읽고 나서는 잘 써봐야 겠다.